우시른 합작 / 하이큐 / 카게야마 토비오 / 카게우시

2016. 10. 31. 16:26

 










지금 카게야마 앞에는 우시지마가 있었다.

심각한 표정의 카게야마와는 다르게 우시지마는 의문을 가진 표정이었다.

누군가가 그랬다. 화장실 앞은 누군가를 만나는 운명의 장소라고. 그 운명의 장소에서 만난 게 하필이면 최근에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니.

얼굴이 잔뜩 구겨져서는 자신을 째려보는 카게야마에게 방금까지 화장실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온 우시지마는 카게야마에게 미안하다면서 옆으로 자리를 비켜준다.

원래 목적은 화장실이 맞긴 했지만 그저 손을 씻으러 온 것뿐이니 아무래도 좋았다. 우시지마가 눈앞에 있으니까. 이유는? 아까도 말했듯이 최근에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이니까. ? 말하자면 길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야했다.

 

 

키타이치 제1 중학교. 미야기 현에서 배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학교였다. 그 학교의 신입생인 카게야마는 자신과 같은 포지션을 가진 3학년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 동경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녔을 것이다. 어떤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항상 그 뒷모습만 보며 자신은 그 동경을 가지고 지켜보기만 하였다. 같은 포지션이니 같은 코트에 서는 일은 드문 일인 것도 있지만 어째서인지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불편해하는 것도 이유였다.

그런 동경하는 사람의 시선을, 신경을 단 한 번에 사로잡은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은 항상 뒤에서만 지켜보는 것 밖엔 할 수 없었는데. 이것은 남들이 볼 땐 그냥 너도 쳐다보게 하면 되잖아? 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지는 것이다.

불편, 불안, 시기, 질투.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을 사로잡은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싫었다. 그때는 싫었다는 감정만이 가득 찼다.

그렇게 동경하는 사람이 졸업을 하고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 무리하게 배구를 했다. 그 사람만큼은 할 수 없었지만, 그 사람보다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사람 앞에 서면 자신도 관심을 받지 않을까. 노력했다. 그 사람만큼 아니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다. 그렇게 주변을 보지 않고 앞으로만 달려온 결과. 코트 위의 제왕이라는 상처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눈앞에 있던 우시지마가 몸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 이유 없이 서 있을 필요는 없으니 가려는 우시지마의 손을 잡았다. 우시지마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카게야마를 보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뭘 알고 끄덕인 것인지. 우시지마는 손이 잡힌 체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가는 방향은 어딘진 몰라도 일단 우시지마가 가는 곳으로 따라 걸었다. 분명 손을 잡은 건 난데 오히려 내가 끌려가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는 말하지 않는 걸로. 하지만 걸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사람들을 봐선 카게야마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것 같았다.

주변을 눈동자로 훑어보던 카게야마는 그제야 앞쪽으로 눈동자를 굴렸다. 우시지마의 뒷모습 누군가와 겹쳐진다.

 

 

 

우시지마와 같은 코트에 있다면 오이카와씨가 날 봐주지 않을까. 시라토리자와에 원서를 넣었다. 결과는 떨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 자신은 오이카와를 앞에서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얼마후, 시라토리자와와 아오바죠사이의 결승전 시합이 있던 날이었다.

시합을 보러 갔다. 그냥 아오바죠사이로 들어갈 걸 그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 하는 학교도 카라스노 하면 우카이 감독이 있는 그 배구부였기에 후회하진 않았다.

카게야마는 그 시합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각각 2학년이 에이스로 주축이 되어있는 학교였다. 처음엔 공방전, 그러다 점점 아오바죠사이는 밀리기 시작해 끝엔 언제나 봐왔던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의 패배한 뒷모습이었다.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누구보다 당당하게 승리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상대 코트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고민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사람이 없는 길이었다. 길을 잃은 건가. 주변을 살펴보며 걸었다. 근처에 건물지도라도 있겠지. 하면서 두리번거리던 시선에 끝에 걸리는 두 사람.

구석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입을 맞추는 모습.

 

우시지마를 봤을 때 느낌 감정, 질투. 내가 좋아하는 오이카와를 사로잡은 것이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일부러 자신을 떨어뜨린 이유는 혹시 내가 오이카와를 동경하는 것을 알아차려서 그것이 질투 난 우시지마가 날 떨어뜨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주먹을 꽉 쥐었다.

오이카와랑 우시지마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카게야마는 우시지마를 보고 심장이 뛰었다. 이것도 질투, 투기라고 생각했다. 둘의 입술이 떨어지고 벽에 등을 기댄 우시지마는 오이카와의 옷깃을 잡아 당기려 했지만 오이카와가 그 손을 밀어냈다. 아까와는 다른 승리 했다는 표정을 하고 있던 오이카와는 몸을 획 돌려 카게야마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도망갈까 했지만 문도 없고 길이 하나뿐이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동경하던 남자가 눈앞에 서 있었다. 내 눈앞에. 그런데 왜? 어째서. 오이카와에게 우시지마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짧은 대화 후 숨을 짧게 뱉어낸 뒤 피식 웃으면서 옆을 지나쳤다. 지나가면서 자신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린 오이카와의 손이 거북했다.

 

 

 

우시지마에게서 오이카와가 겹쳐지자 카게야마는 우시지마를 강하게 당겼다. 얼마 끌려오지 않았지만, 그때의 오이카와처럼 우시지마를 벽에 등지게 하는 정도는 가능했다. 두근거렸다. 처음 오이카와에게 느꼈던? 아니 그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었다.

우시지마는 그저 자신을 이상한 속공을 쓰는 페어의 세터라고만 생각할 뿐이라는걸 아는 카게야마는 그런 우시지마에 태도에 화가 난다. 그게 당연한데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가 났다.

그리고 그때의 오이카와처럼 우시지마에게 입을 맞추었다. 단순히 입술을 부딪치면서 밀어붙이기만 하니 입술만 아파져 왔다. 그때의 오이카와는 어떻게 했더라. 다른 시도를 해볼까 하고 다른 손으로 우시지마의 턱을 잡았는데 가슴팍에서 강한 힘에 거리가 멀어졌다. 우시지마가 덩치가 크기 손바닥으로 밀어내니 카게야마의 몸은 가볍게 밀려난 것이다.

 

자신의 입술을 손등으로 쓱 닦는 우시지마의 행동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이카와는 허락하고. 아니 오히려 매달리면서 나는 안되는 건가?

 

어디를 가나 오이카와씨가 제 앞에 있네요.”

 

카게야마는 한숨 쉬듯 내뱉었지만 우시지마는 그 말을 이해 못한 체 더 할 말이 없으면 이만 가겠다고 하면서 우시지마는 다시 한 번 카게야마를 팔로 툭 치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우시지마가 멀어질수록, 카게야마는 우시지마의 움직임에 발소리에만 집중하였다.

멀어지는 발소리에.

조용해지는 주변 소리에.

두근거리는 심장이.

어째서.

카게야마는 자신의 두근거리는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조금 전 상황 때문인지 두근거리는 느낌이 반갑지 않았다. 입술 밖으로 빠득거리는 이가 갈리는 소리가 새어나갔다. 그리고 옷이 비틀리게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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