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의 마지막 모습 합작

2015. 9. 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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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웅은 싫어 기반 커뮤

이런 세계관은 싫어 - Hago로 참가했습니다!






 

 

 

 

전에도 봤던 모습이었다. 3차 공식전 때 협회장님을 보호하던 중, 미지수에게 공격을 받고 쓰러졌을 때. 놀란 얼굴로 나에게 뛰어오던 팀원들. 뒤에서는 밖에서 공식전을 지켜보던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다른 환경에 같은 상황.

괜찮냐고 급하게 뛰어온 힐러가 뺨을 툭툭 친다. 반쯤 감긴 눈으로 괜찮다고 말하니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하는 힐러의 뒤로 보이는 익숙한 얼굴이 잔뜩 화가 난 체로 공격한 상대를 보면서 가려는 걸 손을 뻗어 다리를 붙잡았다.

 

가지마세요.”

치료받고 있어. 금방 끝날 테니까.”

 

처음 만난 날, 내가 지키고 있던 협회장을 향한 분노 가득했던 눈을 하고 있었다. 걸어가려는 걸 다시 붙잡았다. 몸이 질질 끌려가니 소리샘은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화를 내려고 하다가 괜찮다며 웃으니 금세 울 것 같은 얼굴로 바뀌었다. 힐러가 쿨럭이면서 피를 토해 얼굴 위로 떨어졌다. 자신의 체력으로 치료하는 것이 보여 그만두라고 손으로 어깨를 밀었다.

지금의 상황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힐러가 입술을 앙 물면서 눈물을 떨어뜨렸다. 통증에 다시 한 번 쿨럭이면서 아픈 부위를 붙잡고 웃었다. 언제나 조금만 아파도 징징거리지 말라고 화냈던 힐러인데 오늘은 평소처럼 징징거려보라고 화를 낸다.

  

하고 내 눈을 봐. 의식을 잃으면 안 돼.” 

 

언제 앉은 것인지 무릎 꿇고 앉아서는 고개를 들게 해 얼굴을 만지작거린다. 옆에 있던 힐러에게 좀 더 치료해보라고 멱살을 잡지만 힐러는 울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멱살을 잡고 있던 손으로 밀면서 저리 가라고 화를 내는 소리샘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니 소리샘은 내 얼굴을 손바닥으로 닦아주었다.

다른 팀원들이 소리샘과 내 앞에 서서는 소리샘에게 뭔가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들리지 않는다. 소리샘은 자세를 고치면서 내 몸을 일으키고 힐러가 옆에서 도와줘 소리샘의 등에 업혔다. 따뜻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소리샘의 등은 추운 날 난로에 손을 쬐는 것만큼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큰 덩치로 저보다 작은 소리샘에게 업혀있으니 왠지 웃겨 웃음이 났다. 

 

병원으로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 저번처럼 금방 다 나을 거야.”

 

멀리서 협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나와 누나를 챙겨주신 분이었다.

내가 죽으면 다음 공식전에선 내가 아닌 누나가 내 자리를 메꾸게 된다.

누나 생각을 하니 눈앞이 흐려졌다. 부모한테도 사랑받지 못한 나를 챙겨주고 사랑해준 큰누나. 부모보다 누나를 따랐다. 나도 그런 누나를 지키기 위해 히어로가 되었다. 머릿속으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밖에 있던 텔레파시 특기자에게 부탁들 했나 보다. 누나의 우는 소리는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괜찮아누나. 괜찮아…….”

 

다른 동료들과의 일도 생각났다. 함께 일해온 팀원들, 히어로 식구들. 한 명 한 명을 다 떠올리고 전에 죽었던 동료들까지 떠올리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손으로 닦아낼 힘도 없이 소리샘의 코트를 적셨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저번에 내가 가자고 했던 곳으로 여행 가는 거야. 너도 가고 싶어 했잖아.”

 

소리샘의 한마디에 감겼던 눈을 떴다. 머리카락이 보였다. 긴 꼬리가 내 등을 쓰다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작게 웃으니 웃지 말라고 화를 낸다.

누나보단 아니지만, 소리샘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나를 위해 악당을 그만두고 나를 위해 자신이 죽이고 싶었던 남자를 죽이지 못했다. 처음엔 적으로 만났다. 악당 대 히어로로서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였다.

과거의 일에 사로잡혀 날 죽이려고까지 했던 그가 처음으로 날 불러내 고백한 날, 너무 무섭고 날카로운 사람이라 겁을 먹고 도망쳤던 게 생각났다.

우리의 관계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의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나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었다. 그의 고백에 주변에서 사귀라고 수군대는 사람들 탓에 응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끝까지 거절했었더라면 어땠을지 웃음만 나왔다.

덩치는 크지만, 겁이 많아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던 내가 히어로가 되어 동료들과 만나 지내면서 이렇게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면서 중얼거리니 나중에 본인들에게 말하라고 앞에서 말한다.

 

지금 아니면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

 

기침이 났다. 몸이 크게 들썩이면서 역류하는 것을 토해냈다. 입안에서 피 맛이 느껴졌다.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마음이 급해지니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누구 이야기를 하다 말았더라. 모르겠다. 기억이 나질 않아. 답답해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피만 두어 번 더 토해냈다. 눈물이 고인 것인지 흐르는 것인지 다시 눈앞이 흐려졌다. 눈 감지 말라고 힘내라고 버티라고 말하는 소리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졸려서 눈을 감았다. 분명 조금 전까진 아팠는데 고통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평소처럼 팀원들이 왜 무리했냐며 화를 내거나 환자인 날 때리고 누나는 울먹이면서 꼭 안아줄 거다. 그리고 소리샘과 함께 여행갈 계획도 짜면서 퇴원준비를 하겠지. 그러니까 지금은 눈을 감고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자기 전에 날 위해 행동하는 소리샘에게 한마디 해두고 싶었다.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이 아래엔 제 글을 읽은 앤캐 오너 님으로 부터 받은 글 입니다!--------------









축 늘어진 몸이 느껴졌다. 고개가 저절로 숙어지면서 옷을 적신 피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가족이 죽었을 때 만큼. 아니 오히려 그 이상으로 가슴이 아파왔다. 무릎을 꿇고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조차 제 손으로 지키지 못한 나에게 아이고가 다가왔다. 


“자네 탓이 아닐세.”


위로로 건넨 말이라는걸 알면서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내 등에 있던 하고를 데려가 품에 안는다. 몸이 가벼워지니 고개를 들었다. 좋은 꿈을 꾸는 것인지 웃으면서 잠든 얼굴이 보인다. 입가에 흐른 피를 손바닥으로 닦아주었다. 히어로 일로 바빠 만날 때마다 졸던 얼굴을 만지면 잠을 깨곤 했는데. 깊이 잠든 것인지 하고는 평소처럼 눈을 뜨지 못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었는데. 


“미안해.” 


사과하면서 자는 하고의 머리카락을 헝클리고는 몸을 일으켜 검을 뽑아 들었다. 하고의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악당이었던 시절, 동료였던 자의 팔을 베었다. 떨어진 팔을 보고 씩 웃었다. 적진에 파고들어 가 동료들의 팔과 다리를 베어버렸다. 


고통에 찬 비명을 들으면서 눈앞에 있던 보스였던 미지수를 보고 나는 칼을 고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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